꽃마을 2015. 7. 4. 09:28

여름이 깊어 갈수록 주변은 온통 초록의 바다가 된다.

그러나 늘 푸름도 너무 오래가면 금세 신물이 나서 화사한 봄꽃의 색깔이 그리워진다.

이럴 즈음, 꽃이 귀한 여름날의 아쉬움을 달래주는 능소화가 우리의 눈길을 끈다.

 

 

 

고즈넉한 옛 시골 돌담은 물론 삭막한 도시의 시멘트 담, 붉은 벽돌담까지 담장이라면 가리지 않는다.

 담쟁이덩굴처럼 빨판이 나와 무엇이든 가리지 않고 달라붙어 아름다운 꽃 세상을 연출한다.

가장자리가 톱날처럼 생긴 여러 개의 잎이 한 잎자루에 달려 있는 겹잎이고,

회갈색의 줄기가 길게는 10여 미터 이상씩 꿈틀꿈틀 담장을 누비고 다니는 사이사이에 아기 나팔모양의 꽃이 얼굴을 내민다.

 

 

 

 

 


꽃은 그냥 주황색이라기보다 노란빛이 많이 들어간 붉은빛이다. 화려하면서도 정갈한 느낌이 든다.

다섯 개의 꽃잎이 얕게 갈라져 있어서 정면에서 보면 작은 나팔꽃 같다.

 옆에서 보면 깔때기 모양의 기다란 꽃통의 끝에 꽃잎이 붙어 있어서 짧은 트럼펫이 연상된다.

꽃이 질 때는 꽃잎이 하나하나 떨어져 날아가 버리는 보통의 꽃과는 달리 동백꽃처럼 통째로 떨어진다.

래서 시골에서는 흔히 처녀꽃이란 이름으로도 불려진다.

꽃은 감질나게 한두 개씩 피지 않고 원뿔모양의 꽃차례에 붙어 한창 필 때는 잎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많이 핀다.

한번 피기 시작하면 거의 초가을까지 피고 지고를 이어간다.

 

 

 

 

 

능소화 꽃말은 기다림, 명예, 영광이다.

장원급제한 어사의 화관에 장식으로 능소화가 사용되어 '어사화' 라고도 하며 옛날에는 양반집 마당에 주로 심었다고한다.

 

 

 

대구에 있는 문익점으 후손인 남평문씨 세거지에 피어있는 능소화를 구경하는 관광객들